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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식일기] ep.1 내가 가진 주식이 상장폐지 되었다: 곤드레 만드레~ 나는 X돼버린 것이여~...

[Money] 재테크/주린이 주식투자일지

by 내머리백지 2020. 12. 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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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에 증권사에서 문자가 왔다. 뭔말인지 몰라서 나중에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한 게 대략 2주 전 즈음.. 까맣게 잊고 있다가 또 문자가 왔다. 그때서야 부랴부랴 찾아보니 내가 가진 주식의 회사가 비상장으로 전환된다는 기사를 접하게되었다. 뭐지뭐지 하면서 찾아보고 나서 절망에 빠져버렸다. 내 주식이 휴짓조각이 됬다는 걸을 깨달은 것이다. 아니. 휴짓조각으로도 못 쓰게 돈이 공중분해된 것이다. X발.

 이 기회에 또 한 번 주식에 대해 하나 알게 되었다. 착잡하지만 비싼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고 다음엔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적어본다. 일단 내가 가지고 있었던 주식은 던킨도넛츠와 베스킨라빈스의 운용사인 '던킨 브랜즈 그룹'이다. 브랜드명에서 주력상품이던 도넛츠를 뺐다는 소식에 '아, 도약을 준비하는 구나' 싶어서 냅다 주식을 샀었다. 한창 주가가 오르더니 갑자기 올해 10월, 인수합병 이야기가 나왔다. 장기투자랍시고 관련된 기사도 찾아볼 생각 안하고 룰루랄라거렸던 나는 당연히 모르고 있었기에 지금 이 상황에 온 것이다.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고 있는 머저리가 따로 없다. 여튼 이 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던킨 주식을 손에 쥐고 뒷북 치는 이야기다.


< 던킨도너츠의 역사 >

 윌리엄 로젠버그(창업자)가 1948년부터 운영하던 미국의 한 도넛 가게 '오픈 캐틀'이 1950년 던킨도너츠로 개명한 이후 프랜차이즈 사업이 시작되었다. 1,000여 점이 넘는 점포를 보유하던 던킨도너츠는 1990년 영국 앨라이드 도메크 그룹(현 페르노리카)에 인수되면서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였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서 고급화 전략을 펼친 스타벅스와 저가 및 차별화 전략을 펼친 맥도날드, 뒤를 바짝 쫓는 크리스피크림 등 쟁쟁한 경쟁업체들의 활약에 던킨의 성장세는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당시 던킨은 설탕범벅 도넛샌드위치 출시를 하는 등 웰빙(Anti-carb, Anti-sugar 등)에 대한 관심사가 높던 밀레니얼세대들의 트렌드와는 반대의 행보를 이어감으로써 매출 성장률 하락과 고객유치에도 실패하였다. 당연히 주가도 함께 급락하였다. 이에 던킨도너츠는 2018년부터 점차적으로 간판에서 도너츠를 빼고 커피 메뉴를 강화해 나갔으며, 2019년에는 아예 브랜드명을 바꾸었다. 던킨의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하여 던킨 브랜즈(던킨의 모기업)의 주가는 지난 3-4년 동안 2배 이상 뛰었으며 매출도 증가하였다.

* 주류회사가 도넛가게를 인수했다고? : 어빈 라빈스(창업자)는 1945년 미국에서 아이스크림 가게 '스노우버드 아이스크림'을 개점하고, 라빈스의 매부(누이의 남편) 버튼 배스킨(창업자)은 1946년 미국에서 아이스크림 가게 '버튼스 아이스크림'을 개점한다. 그러다가 라빈스와 배스킨은 프랜차이즈 제도 도입을 시발점으로 1953년 '배스킨31라빈스 아이스크림'으로 통합한다. 1967년 버튼 배스킨이 사망한 후 '배스킨라빈스(주)'는 '유나이티드 프루우츠(현 유나이티드 브랜드)'에 매각된다. 그 후 1973년 영국의 '제이 라이언 앤 컴패니(주)'가 주식을 사들였고, 이 회사는 '얼라이드 브루어리즈'에 흡수되어 1978년 '얼라이드 라이언'으로 통합되었다. 배스킨라빈스의 모기업은 1990년 던킨도너츠를 인수하였고, 1994년 스페인과 멕시코 주류업체와 합병되어 '얼라이드 도메크 그룹'에 속하게 되었다. 그 후 배스킨라빈스의 모기업은 1997년 '투고스(샌드위치 전문점)'를 인수하였고, 1999년 배스킨라빈스, 투고스, 던킨도너츠는 '얼라이드 도메크 퀵 서비스 레스토랑(ADQSR)'으로 통합되었다. 2004년 '던킨 브랜즈(주)'로 사명이 변경되고, 얼라이드 도메크는 프랑스 '페르노리카(주류업체)'에 매각되었다. 던킨 브랜즈를 함께 사들인 페르노리카는 주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던킨 브랜즈(주)'를 PEF에 매각하였다.

* PEF(private equity fund, 사모펀드) : 비공개적으로 운영되는 펀드를 말한다. 주로 기관투자자나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모집하며, 기업 간 인수합병이나 M&A 등에 대한 경영권 방어 등의 목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공모펀드(public offering fund)에 비해 규제 및 제약이 적어 자유로운 운용전략을 취할 수 있어 하이리턴, 하이리스크의 경향을 보인다. 예컨대 신탁재산을 전부 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며,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여 기업가치를 높인 후 주식을 매각한다.

 

< 잘 나가던 던킨이 인수합병된 이유? >

 2005년 PEF운용사들(베인캐피털, 칼라일그룹, 토머스H리 등)에 의해 24억 달러에 넘어간 던킨은 2011년 나스닥에 상장하게 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많은 외식업체들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는 던킨브랜즈 주가는 수익성 낮은 점포 정리, 스마트폰 앱을 통한 온라인 주문 시스템, 드라이브 스루 도입 등 코로나19에 발빠르게 대응하여 지난 3월 저점(39.68달러) 대비 124%나 상승하였다. 이처럼 상승세를 이어가던 던킨이 인수합병을 논하게 된 건 무엇때문이었을까?

 이번에 던킨 브랜즈 그룹이 인수합병되는 곳은 '인스파이어 브랜즈(Inspire brands inc)'이다. 인스파이어 브랜즈는 미국의 외식기업로 센드위치 프랜차이즈 '아비스'와 '지미 존스', 버팔로윙 전문 레스토랑 '버팔로 와일드 윙스', 멕시코 음식 프랜차이즈 '러스티 타코' 등을 소유하고 있다. 인스파이어에서는 10월 23일 던킨의 종가에 20%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106.5달러, 총 90억 달러(부채를 포함하면 113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하였고,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각) 인스파이어브랜즈와 던킨브랜즈가 양수도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던킨의 위와 같은 결정은 인스파이어브랜즈와의 인수합병이 충성고객 확보, 자체 결제시스템 활성화 등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비상장회사로 전환함으로써 주주들의 감시를 피해 수년이 걸릴 거대한 변화(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주는 등)를 꾀하기 편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로써 인스파이어는 맥도날드에 이어 판매량 기준 미국 2위를 차지하며, 연간 매출은 270억 달러에 달하게 되었다.

* Inc. : 'Incorporated', 주식회사

 

< 인스파이어 브랜즈에 대하여 >

  미국에 본사가 있는 인스파이어 브랜즈(Inspire brands Inc.)는 과거 'Arby's restaurant group Inc.'였다. 2018년 아비스가 버팔로 와일드 윙스를 인수한 후에 로어크 캐피탈(Roark capital group)이 지주회사로 참여해 결성된 기업이 인스파이어다. 지주회사(holding company)란 다른 회사(자회사)의 주식을 전부 또는 대량 소유함으로써 사업활동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를 말한다. 지배회사 또는 모회사라고도 한다. 요컨대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로어크 캐피탈은 인스파이어 브랜즈의 최대주주라고 할 수 있다. 인스파이어 브랜즈는 던킨 브랜즈를 인수한 다음 자진상장폐지를 계획하였다.

 

< 상장폐지가 확정된 경우 내 주식은??? >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되면서 던킨은 9년 만에 상장폐지되고 비상장회사로 전환되었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1~2주 정도의 정리 매매 기간을 거친 후에 상장이 폐지되어 비상장 주식이 된다. 이 정리 매매기간에는 가격 변동(상승률과 하락률)에 제한이 없어진다. 부도나 폐업으로 인한 상장폐지의 경우 시시각각으로 주식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처럼 인수합병되어 '해외주식 권리신청(매수청구)'와 관련된 연락을 무시하고 주식 정리도 안하며 뻐팅기다가 상장이 폐지된 경우에는 어떨까? 인수합병과 관련 효력발생발생일부터 상장폐지가 되면 장내에서 주식 매매가 불가능해진다. 파산에 의한 상장폐지가 아니라면 상장폐지 후에도 장외시장에서 매매가 가능한데, 해외주식 특히 미국주식의 경우에는 외국인으로서 장외거래가 쉽지 않다. 미국 장외주식을 거래할려면 미국증권계좌가 필요한데 미국 내 거주자가 아닌 경우 미국증권계좌개설 개설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상장폐지가 됐다고 하더라도 상장에서 비상장으로 전환되는 것일 뿐 주주의 권리가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추후에 병합주식을 받을 수도 있고 재상장 될 경우 거래소에서 다시 거래가 가능해진다. 인수합병 조건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두 주식회사가 합병이 되는 경우 인수된 기업의 주식이 인수한 기업의 주식으로 합병 비율에 따라 전환된다. 예컨대 A기업과 B기업의 합병 비율이 1:0.5라면 A기업 2주가 B기업 1주에 해당하게 된다. 단주가 발생할 경우 현금으로 투자자에게 입금된다. 이 부분은 공시에 기준이 정해져있다.


상장폐지와 관련해서는 따로 또 알아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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